안녕하세요 연꾸입니다.
롯데 자이언츠에게 포수로써 참 아픈 손가락(?)인 나균안이 투수로 전향 후 첫 시즌에 들어간다는 기사가 2월 4일 있었습니다. 데뷔하자마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다사다난한 경험을 했던 선수인 나균안 선수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학창 시절의 나균안은 투수, 포수, 외야수를 소화하던 유망주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투수로 시작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포수를 겸업하기 시작하여 마산용마고에 진학한 후 1학년 당시 포지션을 포수로 정했다고 합니다.
이후 강한 어깨와 함께 경기 운영을 잘하고, 장타율을 보유한 포수로써 유망주 대열에 오르며 고등학교 3학년 때는 고교야구 '포수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U-18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와는 다르게 타격에서 그다지 눈에 띄는 기록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통산 타율은 0.252였는데 이것 마저도 고등학교 3학년 당시 0.313이라는 타율을 기록해서 상쇄된 기록이며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때는 2할 2푼대의 타율을 기록했습니다.
거디다가 나종덕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는 기이하게도 좋은 타자들이 많았던 해인지, 좋은 투수들이 없었던 해인지. 4할을 기록하는 타자가 무려 7명(모두 80타석 이상 소화)이나 달했고 3할 1푼이 넘는 타자가 100명이 넘었다고 하니. 타격 기록에 대한 신뢰도가 약간 흔들리는 상황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고등학교 통산기록 | |||
타율 | 0.252 | 득점 | 38 |
안타 | 59 | 홈런 | 3 |
타점 | 43 | 도루 | 8 |
4사구 | 43 | 삼진 | 59 |
장타율 | 0.368 | 출루율 | 0.362 |
본래 나종덕은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 신인 1차 지명에서 NC 다이노스가 예상과는 달리 김태현을 지목하고 2차 1라운드에서 3순위였던 롯데가 나종덕을 지명했습니다.
나종덕은 프로에 입단 직후 바로 1군에서 뛰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강민호라는 거대한 포수가 있었고, 백업 포수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김사훈 선수가 메워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습니다.
시즌 |
경기 |
타율 |
타점 |
삼진 |
사사구 |
홈런 |
출루율 |
장타율 |
OPS |
2017 |
69 |
0.211 |
5 |
82 |
24 |
12 |
0.294 |
0.426 |
0.720 |
2018 |
12 | 0.296 | 6 | 9 | 5 | 1 | 0.382 | 0.519 | 0.901 |
프로 1년 차인 2017 시즌에는 고등학교 통산 타율과 비슷한 성적으로 82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적응에 실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8 시즌, 강민호 선수가 FA로 삼성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1군에서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러나 나종덕의 1군은 우리가 기억하는 대로 처참했습니다.
타율은 1할 2푼 4리에 wRC+는 음수를 기록했습니다.
스탯티즈 가이드에서 한번 언급했듯이 wRC+는 100이 리그 평균치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음수를 기록했다는 것은 타격으로써는 1 군 선수로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거기다가 WAR 역시 2018 시즌, 2019 시즌 모두 -1을 밑도는 기록인데 이는 각 시즌 최하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
그나마 5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들 중 도루저지율 2위 블로킹 6위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긴 했으나 강민호라는 대형 포수를 오랫동안 봐왔던 롯데 자이언츠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부족해 보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마음고생하던 나종덕은 2020 시즌 더 힘든 시즌을 마주하게 됩니다.
1군에서는 김준태 선수, 정보근 선수, 지성준 선수가 합류하여 같이 경쟁하게 되었었죠.
그러던 와중에...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해놓은 왼손 갈고리뼈를 다치게 되면서 초반 경쟁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이후 프런트에서 처음에는 기분전환 차원으로 투수 훈련을 권유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괜찮았나 봅니다.
2020년 5월 16일.
나종덕이 첫 선발투수 등판을 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투수 훈련을 하면서 5월에 프로 첫 투수 경기를 치르고 2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을 했습니다.
심지어 상대 타자들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퍼펙트였다고 하네요.
4회까지 54개의 투구 수를 보이면서 선발투수로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이후,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이름도 '나균안'으로 개명하고 투수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본인도 어찌 보면 상처뿐이었던 포수 경험을 털어내고 투수로써 선수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나균안의 퓨처스리그 투수 기록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기록이 나옵니다.
방어율 | 경기 | 승 | 패 | 이닝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삼진 | 실점 |
3.29 | 15 | 3 | 4 | 65 2/3 | 67 | 6 | 22 | 35 | 28 |
맨 처음 구원등판을 했던 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를 선발투수로 출장했습니다.
대부분의 경기를 4~5이닝을 소화하며 관리를 받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직구 구속은 평균 140Km/h 초반대로 형성된다고 하며, 최고 구속은 145Km/h라고 합니다.
사사구와 삼진의 비율로 볼 때 제구력은 잡힌 듯 추정되며 아마도 포수 경험을 토대로 수싸움을 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자 | 상대 | ERA | 이닝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삼진 | 실점 | 투구수 |
8/16 | NC | 9.00 | 4 | 5 | 1 | 0 | 4 | 4 | 59 |
8/25 | NC(승) | 0.00 | 5 | 4 | 0 | 2 | 2 | 1(비자책) | 61 |
9/1 | 상무(패) | 6.75 | 4 | 7 | 0 | 2 | 3 | 4 | 78 |
9/10 | NC | 4.50 | 4 | 7 | 2 | 3 | 1 | 2 | 73 |
9/16 | 삼성 | 3.60 | 5 | 5 | 0 | 2 | 3 | 2 | 65 |
9/26 | KIA | 1.80 | 5 | 4 | 1 | 0 | 3 | 1 | 60 |
10/1 | NC(승) | 0.00 | 6 | 0 | 0 | 0 | 5 | 0 | 67 |
10/7 | 삼성 | 1.80 | 5 | 4 | 0 | 3 | 2 | 1 | 84 |
위 표는 2020시즌 경기별 기록인데요.
소화한 이닝에 비해서 사사구가 많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4 2/3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평균 투구 수는 68.3개 였습니다.
저는 이런 기록이 나균안 선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닝에 비해 투구 수 관리도 잘 되었고 삼진의 개수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에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때문에 피안타가 많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에서의 기록은 어떨까요.
2020시즌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지지 않은 투구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경기를 선발로 나와서 평균 5이닝을 소화해 줄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투구 수는 80구를 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제구력에는 문제가 없고 맞혀 잡는 피칭을 한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점으로는 이닝당 1개 이상의 피안타를 허용한다는 점과, 무실점 피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2019 시즌까지 포수로써의 나균안, 아니 나종덕 선수는 아쉬운 모습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균안이라는 이름으로써, 새로운 포지션인 투수로써, 작년 12월에 결혼까지 했으니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하고 야구선수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2021 시즌에 바로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5월 2일 긴급 콜업이 결정되었습니다.
콜업 당일에는 등판하지 못했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 선발투수 스트레일리 선수 다음으로 등판했습니다.
1.2이닝 소화하면서 2실점을 하긴 했지만 6회부터 올라와서 3타자를 모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기록했으며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와 커브도 섞어 던지면서 변화구 제구도 된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투수로서 첫 1군 등판이라 많이 긴장했을텐데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습니다.
이후 인터뷰에서도 "2군에서와 똑같이 타자들이 치게끔 던지자, 맞춰 잡자고 다짐하며 당당하게 올라갔다. 한 이닝은 잘 막았지만 공이 손에 미끌려 볼넷을 준 점이 가장 아쉬웠다" 라고 했다고 하네요 (출처 - 스포티비뉴스)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혹자는 다소 늦은 결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나균안은 98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이니 충분히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차지하여 10승 이상 올리는 든든한 투수가 되길 응원합니다.
기록 출처 : KBSA, 스탯티즈,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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